친구가 있는 건 좋지만 친구가 필요해지는 건 나쁘다는 외국 속담이 있습니다.
검찰 안에서 엘리트코스를 착착 밟아온 두 검사가 '필요'로 묶인 친구 관계 때문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스폰서 검사' 논란 속에 차례로 구속된 진경준, 김형준 검사입니다.
진경준 전 검사장의 친구는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회장입니다.
두 사람은 서울대 86학번 동기인데요.
2005년 김 회장은 진 전 검사장에게 넥슨의 비상장 주식 1만 주를 매입하도록 권유하면서 여기에 필요한 4억2천5백만 원을 빌려줍니다.
진 전 검사장은 일단 이 돈을 갚지만, 돈은 다시 진 전 검사장의 장모와 친모 계좌로 입금됩니다.
진 검사장은 이후 이 주식을 넥슨 재팬 주식으로 교환하면서 무려 120억 원대의 시세차익을 거둡니다.
[진경준 / 전 검사장 : 죄송합니다. 저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인정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의 과오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진실을 밝히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두 사람의 우정이 얼마나 각별했는지, 진 전 검사장은 김 회장에게서 제네시스 차량과 십여 차례 해외여행 경비를 제공 받기도 했습니다.
친구의 지원 속에 순조롭게 검사장까지 승진한 진 전 검사장, 하지만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156억 원으로 법조인 재산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공짜 주식' 의혹을 자초하게 됐습니다.
김형준 부장검사에게는 중고등학교 동창 김 모 씨가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김 부장검사는 전교 회장을, 김 씨는 반장을 맡기도 했는데요.
20여 년이 흘러 각각 검사와 사업가로 탄탄대로를 밟으면서 이들의 우정은 더욱 돈독해집니다.
두 사람은 주기적으로 고급 술집에서 만났습니다.
내연녀의 오피스텔 비용과 토지 매각 문제까지, 김 부장검사의 문자메시지 하나면 친구가 척척 해결해줬습니다.
사생활까지 공유하던 이들의 우정은 그러나 지난 4월 김 씨가 사기와 횡령 혐의로 고소당하며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엘리트 검사' 친구라는 든든한 보험을 들어뒀다고 생각했지만, 김 부장검사는 혹여 흙탕물이 튈까 전전긍긍하며 수사팀에 "철저히 수사해달라"는 역공을 펼친 겁니다.
[김형준 / 부장검사 : 나 감찰조사 받아야 돼. 친구 죽는 거 보고 싶어서 그래? 술 먹은 거 가지고도 발을 꽁꽁 묶을 수도 있으니까 쓸데없는 거에 말려 들어... (중략)
▶ 기사 원문 : http://www.ytn.co.kr/_ln/0103_201609301801468984
▶ 제보 안내 : http://goo.gl/gEvsAL, 모바일앱,
[email protected], #2424
▣ YTN 유튜브 채널 구독 : http://goo.gl/Ytb5SZ
[ 한국 뉴스 채널 와이티엔 / Korea News Channel Y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