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서울 일부 지역에서 붉은 수돗물이 나와서 시민들을 불안하게 했죠.
50년이 되도록 교체하지 않은 상수도관이 원인이라고 해서, 내부를 살펴봤는데 눈뜨고 볼 수 없는 지경입니다.
이상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수돗물을 틀자 흰색 휴지가 붉게 변합니다.
서울 문래동 일대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던 붉은 수돗물 수질사고.
[황경자/ 서울 영등포구(지난 6월)]
"손주를 보고 있어서 그 아이들이 (수돗물로) 씻고 맨날 그러거든요. 저희는 불안하죠."
서울 영등포구청과 도림교를 잇는 1.75km 길이의 노후 상수도관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설치한 지 47년이나 된 수도관이었습니다.
해당 구간에서 파낸 수도관의 내부를 살펴봤습니다.
관 내부를 빙둘러 시커먼 물때가 덕지덕지 앉아있습니다.
장갑 낀 손으로 조금만 문질러도 붉은 녹 가루가 잔뜩 묻어납니다.
부식된 상수도관은 맨손으로도 조각조각 떼어집니다.
상수도관의 녹물이 쓸려 내려가다 쌓이고, 이게 다시 물에 섞여 나가면서 수돗물이 붉게 변한 겁니다.
[고신석 /서울남부수도사업소 시설관리과장]
"부식된 자재가 떨어져 나가서 관 끝에 모여가지고 녹물이 발생한 겁니다."
사고 당시 수돗물의 탁도는 먹는 물의 기준인 0.5 NTU를 크게 초과한 0.84 NTU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4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백윤미 /서울남부수도사업소 시설관리과]
"탁도 측정 결과 0.19 NTU가 나왔기 때문에 먹는 물에 적합합니다."
문래동 수질사고 이후 서울시는 35년 이상 된 노후 상수도관 138km 가운데 101km 구간을 교체했고, 나머지는 내년 6월까지 바꿀 예정입니다.
전국적으로 노후 상수도관은 1만 5천 km에 이르며, 정부는 2022년까지 정밀 조사를 벌여 교체 작업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이상연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박찬기
영상편집 : 이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