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당시 조선인 희생자 귀·코 가져와 묻어
日 시민단체, ’교토 평화의 모임’ 위령제 개최
일본 단체 주최 ’귀무덤 위령제’ 이번이 처음
일본 교토에는 임진왜란 당시 숨진 조선인들의 가슴 아픈 역사가 담긴 '귀무덤'이 남아있습니다.
이곳에서 일본인들이 선조들의 잘못을 사죄하고 넋을 위로하는, 작지만 뜻깊은 행사를 열었는데요.
이경아 특파원이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받드는 신사.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당시 숨진 조선인 약 12만여 명의 귀와 코를 전리품으로 가져와 묻은 비극의 현장이 남아있습니다.
매년 한국인들이 위령제를 열어온 이곳에 올해는 일본인들이 모였습니다.
[오오타니 요시히로 / 도쿄 '서덕사' 명예고문 : 이런 슬픔을 짊어지고 이 커다란 희생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먼저 가신 분의 넋을 위로하고자 합니다.]
일본인들이 주도해 직접 귀무덤 위령제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모임을 만든 오구라 씨는 4년 전 한국인 친구를 통해 귀무덤의 역사를 처음 알게 된 뒤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구라 마사에 / '교토 평화의 모임' 회장 : 귀무덤을 찾아 부디 용서해 달라고 사죄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런 불행한 역사가 있다는 사실이 감춰진 채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위령제에서는 오사카 총영사관과 조선총련도 함께 헌화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일본 보수 우익 정권 아래 깊어진 한일 갈등을 풀기 위해, 또 전쟁 없는 일본을 만들기 위해 어두운 과거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일 강제 병합으로 이어진 침략의 역사가 420여 년 전 임진왜란에서 시작됐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아마키 나오토 / '교토 평화의 모임' 사무국장 : 역시 젊은이들이 역사를 바로 알고 그 역사를 뛰어넘어 젊은이들의 손으로 미래의 한일 관계, 북일 관계를 만들어 가기를 바랍니다.]
역대 최악이라 불리는 한일 관계 속에 이번 행사의 의미는 각별합니다.
역사적 과오에 대한 사죄와 반성, 그리고 진정한 화해의 길을 지금의 일본 정치를 대신해 시민들이 앞장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 교토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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