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단둥의 밤이 북한 신의주의 화려한 야경에 묻힐 날이 머지 않았다."
4년 전 쌍방울 그룹이 북한 인사들에 발표한 대북사업계획서에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북측 인사들 마음 얻으려고 고심한 표현이 곳곳에서 엿보이죠.
채널A가 이 계획서의 전문을 입수했습니다.
김민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쌍방울 로고가 찍힌 대북개발사업계획서입니다.
2019년 1월 중국 선양에서 쌍방울 그룹이 북측 인사들 앞에서 발표한 36쪽짜리 대북사업 제안자료입니다.
'남북' 대신 '북남'이라고 하고 쌍방울 그룹이 '자주적 주체'가 되겠다는 등 북한식 표현이 등장합니다.
여기서 제안한 대북 사업은 광물, 도시개발, 물류, 철도, 신재생에너지 등 5개 분야.
특히 북한 신의주 개발 제안 대목에는 "단둥의 밤이 신의주의 화려한 야경에 묻히는 그 날이 머지않았다"고 적었습니다.
심각한 전력난으로 평양을 제외하곤 암흑천지인 북한.
쌍방울이 나서 캄캄한 신의주를 압록강 건너 중국 단둥보다 밝게 만들어주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5대 사업 재원은 경기도 남북교류협력기금에서 20%씩 투입될 거라고도 명시했습니다.
당시 대북 사업에 관여한 쌍방울 그룹 고위 관계자는 "당시 방용철 부회장이 이화영 경기 평화부지사 측과 논의한 뒤 자료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안다"며 "경기도 없이는 대북사업이 진행되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말했습니다.
[이화영 /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2018년 11월)]
"우리 지자체가 새로운 남북교류협력 행위자로서 적극적인 역할도 해나가고…"
이 관계자는 또 김성태 전 회장이 대북사업을 위해 당시 매물로 나와 있던 대우건설 인수를 알아보라고 지시한 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인수로는 이어지지 않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곤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희
영상편집: 변은민
김민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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