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0년 5·18 민주화운동 진압에 투입된 특전사 계엄군과 시민군이 만났습니다.
곧 일흔을 바라보는 특전사 예비역은 피해자에게 용서를 빌며, 당시 상황을 증언했는데요.
실탄을 지급한 게 바로 발포 명령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나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60대인 두 남성이 손을 꼭 맞잡고 꽃다발도 건네줍니다.
43년 전, 5·18 진압 작전에 투입된 계엄군 김귀삼 씨와 계엄군에게 총상을 입은 시민군 김태수 씨입니다.
옛 광주교도소에 주둔했던 김귀삼 씨 부대는 당시 김태수 씨가 타고 있던 버스를 향해 총격을 퍼부었습니다.
[김귀삼 / 5·18 당시 제3공수여단 중사 : 차만 잡으면 되는 거니까 발포는 바퀴만 하라고 했어요. 차 바퀴요. 그런데 사격하다 보면 차 바퀴만 쏘면 좋을 텐데 사람한테도 분명히 쐈을 거라 저희가 짐작을 했습니다.]
운전기사를 비롯해 여럿이 숨지거나 다쳤고 김태수 씨도 허벅지에 총알이 박혔습니다.
그러나 계엄군은 또다시 김태수 씨를 끌고 가 간첩으로 몰아세우며 무자비하게 때리고 고문했습니다.
[김태수 / 5·18 당시 시민군 : 3공수 부대원이라는 사람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가 그 사람들이 사람인지 짐승인지 내가 잡으면 그 사람들 내가 당한 만큼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밖에 안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사자를 만나보니까 용서가 되고….]
형제끼리 계엄군과 시민군으로 갈라져서 싸워야 했던 가족사도 공개됐습니다.
계엄군이던 김귀삼 씨 두 형과 동생은 시민군으로 참여했고, 계엄군에게 잡혀 모진 구타도 당했습니다.
5·18이 일어난 다음 해 전역한 김귀삼 씨는 주변의 시선에 광주에 발붙일 수 없었고, 가족 간에 왕래도 없다시피 했습니다.
[김귀식 / 계엄군 김귀삼 씨 동생(5·18 당시 시민군) : 갈라지고 싶어서 갈라진 것도 아니고, 5·18 때문에 형제 판에 계엄군과 시민군이 있다 보니까 그런 상황이 벌어진 거 아닙니까. 기구한 운명이죠. 진짜….]
이번 증언을 시작으로 5·18 진압에 나섰던 계엄군의 진실 고백이 잇따라 예정돼 있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증언이 5·18 발포 명령자와 암매장 진상 규명에 열쇠를 제공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YTN 나현호입니다.
YTN 나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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