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딸에게 시험지와 답안을 유출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의 항소심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여전히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면서 성적이 급상승한 사례들을 찾아 보여주겠다며 반격을 예고했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른바 '숙명여고 문제 유출' 사건은 쌍둥이 자매가 모두 성적이 급상승해 나란히 문·이과 전교 1등을 차지했다는 입소문이 번지며 불거졌습니다.

결국, 아버지인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이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시험지를 유출한 적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증인으로 선 쌍둥이 딸들도 오로지 실력으로 성적이 오른 것이라며, 다른 학부모나 학생의 모함 가능성까지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아버지 현 모 씨가 사전에 문제와 정답을 유출하고 딸들이 이를 활용해 성적이 향상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급격한 성적 상승 자체가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고,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 차이가 크다는 점도 의심스러운 정황으로 지목됐습니다.

최근 시작된 항소심 재판에서, 현 씨 측은 이런 1심 재판부 판단에 허점이 있다고 비판하며 적극적으로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직접 증거'가 전혀 없는데도 1심 재판부가 여러 정황적 사실과 간접 증거만을 종합해 유죄로 판단했다는 겁니다.

성적이 급상승하거나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이 불일치 하는 사례가 분명히 또 있을 것이라며, 숙명여고와 인근 3개 여고를 대상으로 사실조회를 신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교육으로 급격한 성적 상승이 가능하다는 걸 입증할 고액 과외교사를 증인으로 내세우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년부로 송치됐다가 결국 정식 재판에 넘겨진 쌍둥이 자매의 1심 재판도 조만간 시작됩니다.

억울하다며 한목소리로 '무죄'를 주장해온 부녀가 각자의 재판에서 어떤 논리로 재판부를 설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YTN 강희경[[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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